목회서신


예배를 붙들기 위해 오늘도 나왔습니다
2026-01-04

  어느 교회에 늘 같은 자리에 앉는 성도가 있었습니다. 예배당 맨 뒤, 가장 구석진 자리였습니다.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지 않는 자리, 언제든 조용히 나갈 수 있는 그런 자리였지요. 그 성도는 찬양을 크게 부르지도 않았고, 아멘도 잘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설교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손을 꼭 쥐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담임목사가 그 성도를 만나 물었습니다.“성도님, 혹시 예배가 힘드십니까?”그 성도는 잠시 침묵하다 조심스레 대답했습니다.“아니요. 예배가 힘든 게 아니라 예배만이 제가 무너지지 않도록 버티게 해 주는 마지막 자리인걸요.”그는 지난 한 주간 동안도 힘겹고 지친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 받은 상처, 좀처럼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업의 내리막길, 답이 없는 현실과 불안한 미래, 기도해도 바뀌지 않는 그런 현실 상황 앞에서 믿음마저도 흔들리고 흐려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예배를‘드리러’온 것이 아니라 예배를‘붙들기’위해서 주일 예배에 참석한 것이라는 고백이었습니다.“목사님, 저는 찬양을 부르지 못하고 기도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도 제가 여기 앉아 있으면 하나님께서 아직 저를 놓지 않으셨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어느 주일, 그 성도는 예배가 끝나고도 한참을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거의 다 나간 후에야 천천히 일어나 문 쪽으로 향했습니다. 그날 설교 내용을 그도 잘 기억하진 못했습니다. 다만 한 문장은 가슴 속에 남아 있었습니다.“주일은 강한 믿음을 증명하는 날이 아니라, 무너진 믿음을 다시 안고 가는 날입니다.”그 문장이 그 성도의 한 주간을 또 버티게 했습니다. 상황은 그대로였고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지만 그는 그 주를 또 버티며 넘겼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일에도 다시 그 자리로 왔습니다. 그 성도는 나중에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하나님께서 제 문제를 바로 고쳐주시진 않았어요. 대신 제가 포기하지 않도록 매주 주일을 제게 주셨습니다.”

 

   지난 한 해 예배의 자리를 지켜주신 새미래가족들에게 감사드리며... 양현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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