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사계고택
2026-08-29

  지난번 여름 휴가를 마무리하며 찾았던 곳은‘계룡(은농재) 사계 고택’이었습니다. 언젠가 지나던 길에 들렀을 땐 마침 월요일이라서 문을 열지 않은 터라 밖에서만 둘러보았습니다. 모처럼 평일 휴가에 기회가 닿아 아내와 함께 들러 뙤약볕을 피해가며 관람을 했습니다.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 관리실에 마침 노신사 한 분이 계셔서 인사를 드렸더니 작업을 하시던 참이었는지 땀을 뻘뻘 흘리며 나오셔서는 인사를 하고는, 이런저런 대화를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본인은 4년 전 인근 중학교에서 교감으로 퇴임하시고 고택 관리자 모집에 응시하여 일하게 되었노라며 김장생 선생의 생애, 종가, 모친 염선재, 고택 관리와 차후 시의 개발 및 운영 등에 대해 짧은 시간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하시는 일에 대한 자부심도 있어 보였고, 퇴임 후 현 직업과 환경이 그래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어린 우리 부부에게 깍듯한 예로 대해 주셨던 고마운 기억이 있습니다. 

  계룡 사계 고택은 조선 중기의 정치가이자 예학자였던 사계 김장생 선생이 말년에 살았던 집으로, 후학 양성과 학문에 전념하던 곳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시에서 보수도 하고 관리도 하여 깨끗하게 정리 정돈이 되어 있긴 했습니다만 그 당시 이러한 규모의 집터와 건물이 세워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김장생 선생의 위상과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엿보였습니다. 전에는 종가에서 관리를 했는데 경제적인 부담과 한계로 인하여 충남도에 위탁, 현재는 충청남도 기념물 제190호로 지정되어 관리, 보존되고 있다고 합니다. 약 2천8백 평의 넓은 대지에 남쪽으로부터 대문채·은농재·행랑채·안채, 그리고 그 뒤에 가묘 등이 일곽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또 체험관, 전시실, 교육실도 있었고 안채의 좁은 문을 지나면 안별당이 있고 그 앞쪽으로 연못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무가 우거져 있어 가까이 가보진 못했지만 주변에는 많은 괴목들이 풍취를 더해 주었습니다. 뒤쪽으로는 왕대산까지 이어지는 사계 솔바람길도 있더라구요. 비록 늦게 벼슬길에 올랐고 낮은 직책에 전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김장생은 스승으로 율곡 이이, 제자로는 송시열로 이어지는 노론 학맥을 잇는 조선 성리학의 황금기를 이룬 인물로 평가되고 있지요. 

  시대적인 정치 상황이나 후대의 평가를 떠나 대전에서 멀지 않으니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여 고택의 정서도 느껴보고,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 보십시오. 

 

     노년에 이런 집에서 살아보는 것도 좋겠단 생각을 뒤로하며... 양현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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