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제법 봄기운이 느껴집니다. 살갗에 와닿는 기온, 가벼워진 옷차림, 돋아나는 새싹 등을 보며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어차피 가고 오는 시간이라지만 그럼에도 봄은 뭔가 희망을 주고 새로운 출발의 의지를 북돋아 주기에 봄을 기다리고 봄의 찬가를 부르는 거겠지요. 저희 집 거실에도 군자란이 여덟 송이 피었습니다. 때를 알고 망울을 터트리는 하나님의 창조와 자연의 섭리가 한 송이 꽃에도 드러나니, 꽃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은은한 감동이 있습니다.
거실에는 군자란 말고도 붉은 빛깔로 단장하고는 다소곳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 화초가 또 있습니다.‘포인세티아’인데 꽃잎의 색깔이 유난히 붉어서 크리스마스나 예수님의 보혈을 상징하기에 성탄절에 강단에 헌물로 올려지곤 합니다. 그런데 포인세티아는 아주 춥고 캄캄한 곳에서 특유의 붉은 꽃을 피운다네요. 빛이 완전히 차단되고 냉기가 감도는 공간에서 남모르게 꽃을 피운다는 얘기지요. 그래서 우리 부부도 붉은 꽃잎을 위하여 매일 밤 고깔을 씌워주며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데 드디어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잠을 잘 자도록 빛을 차단시켜 주고 아침이면 또 벗겨줍니다. 꽃잎이나 가지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데 이 단순한 작업이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정성이 필요하더라구요. 저야 가끔 보이고 생각나는 대로 도와주는 정도지만 아내는 기도하는 맘으로 하는 것 같더라구요. 만약 포인세티아가 있는 곳에 빛이 새들어 가면 붉은 꽃에 얼룩이 생긴다고 합니다. 심지어 비상구의 약한 불빛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데 방해가 된다고 하니, 포인세티아가 가장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철저한 고립과 어둠의 세월이 필요하고, 정성을 담아 도와주어야 한다는 거지요. 그래서 그런지 꽃 이름 뜻도 축복이라고 하네요. 아무튼 포인세티아의 파란 잎사귀가 어둠과 추위를 견뎌내고 붉은 빛깔을 피워내는 과정은 신비하고 가히 감동적입니다.
우리 인생도 이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생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면 때때로 춥고 고독한 시련의 터널도 지나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이 역경의 터널을 거쳐 우리는 비로소 아름답고 성숙한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겠지요. 고난을 두려워하고 그것을 회피한다면 제대로 된 인생의 꽃을 피우기 어려운 이유일 겁니다. 우리 새미래가족들 중에는 질병과 싸우며 고단한 시간을 보내는 가정들이 있습니다. 주님의 위로와 회복의 은총으로 찬란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되길 소망하며 간구합니다. 몸과 마음에 은혜의 꽃, 생명의 꽃, 소망의 꽃이 활짝 피어서 생기가 돋고 기력이 소생되는 은혜의 역사가 충만히 임하길 함께 기도해 주십시오.
지난 주 새봄맞이 새미래특별새벽기도회가 그런 믿음의 싹과 가지와 꽃을 피우는 열심으로 연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열매도 맺고,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는 의미있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포인세티아 화분에 고깔을 벗겨주며... 양현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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