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 경북 의성발 대형산불로 목회서신을 쓰고 있는 지금(금요일 오전)까지 28명이 숨지고 30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입니다. 산불 진화에 나선 소방헬기가 추락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산불이 일주일 넘게 타오르면서 총 화선이 서울 면적의 절반이 넘는다고 하네요. 피해 면적은 2000년 4월 강원 강릉·동해·삼척·고성 산불을 두배 이상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에, 삶의 터전을 떠난 이재민도 1만8401명이라는 보도입니다. 산림청과 지방정부도 매일 헬기 130여 대와 9천여 명의 진화인력, 1200여 대의 진화인력을 투입해 공중과 지상에서 화선과 맞서고 있으나 태풍급 강풍과 건조한 날씨에 막혀 진화율은 60∼80% 정도에 맴돌고 있다고 하니,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기도가 절로 나오고 있습니다.
의성에 처형이 거주하고 있어서 안부를 전하며 그곳 사정을 들어보니 민심도 흉흉하고 전쟁터 같은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공황장애가 올 지경이라고 합니다. 시내 쪽은 그래도 직접적인 피해는 덜하지만 종일 헬기가 날고 재티와 연기가 건물과 차를 뒤덮으며, 매캐한 그을음 냄새에다 문을 조금이라도 열어놓을라치면 금새 허연 먼지가 쌓일 정도라고 하네요. 과학이 발달하고 최첨단 혁신기술의 시대라지만 산불 진화는 한계가 있는 것이, 예방이 최선임을 절감할 뿐입니다. 자연 앞에 우리 인간이 겸손할 수밖에 없구요.
제가 살던 시골집에서도 밥을 짓던 누나가 아궁이에 짚불을 지피던 중, 잠깐 부주의한 사이에 불이 나무청(부엌 한 쪽에 땔감을 쌓아두던 곳)에 옮겨붙어 불이 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집이 타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정말 무서웠습니다. 그 시절엔 처음 불을 발견한 사람이‘불이야∼’하는 함성을 내지르면, 동네 사람들도 너나 할 것 없이‘불이야∼’소리 지르며 집에 있는 고무다라, 양동이, 바가지 등을 들고나와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장님 댁에서 어느 집에 불이 났으니 빨리 가서 불을 끄라고 방송도 하고, 마을 회관에서 급보를 알리는 징을 치며, 내 일처럼 순식간에 달라붙어 진화와 복구하는 일을 돕곤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속히 산불을 꺼주시길 간구하며, 더 이상의 인명피해나 재산피해가 나지 않길 우리 함께 간절히 기도합시다. 불조심에 대한 표어가 새삼 떠오르네요.‘너도 나도 불조심, 자나 깨나 불조심’‘꺼진 불도 다시 보자’‘불조심,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불, 장난이 아니라 재난입니다’‘불나는 곳 따로 없고 불조심에 너 나 없다’‘살펴봐요 숨은 불씨, 다시봐요 꺼진 불씨’
교회 소화기 비치를 둘러보며... 양현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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