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년 전에‘로마인 이야기(시오노 나나미, 한길사, 전 15권)’를 읽고 나서 이탈리아 땅을 직접 밟아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로미제국은 패망한 후에도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를 통해 전 세계의 문화를 주도했으며, 세계의 종교와 역사를 아우르는 땅이었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지난 6월 17일 우리 비전트립 팀 23명은 이탈리아로 출발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성도 여러분들의 기도로 건강하고 안전한 일정을 마쳤구요.
그동안 말로만 듣던 유명한 건축물, 그림과 조각, 예술 품 등 수많은 유적과 풍경들을 보면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작품의 규모에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오르비에토 성채 방문을 시작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부실공사로 유명해진 피사 대성당에 딸린 종탑인 피사의 사탑(55m), 고대 로마 시대에 건설된 투기장인 콜로세움(매우 까다로운 입장 절차, 노예들과 순교자들의 피로 얼룩진 원형경기장 현장), 바울 사도의 참수터 위에 세워졌다는 세분수교회(뜨레 푼타네, 바울 사도의 참수된 머리가 세 번 튄 자리에 샘물이 솟았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함),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그대로 남아있는(천지창조, 최후의 심판) 시스타나성당,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세워졌다는 세계 최대 성당인 베드로성당(바티칸, 루터의 종교개혁의 주원인이 된 성당), 교황들이 모아 놓은 예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바티칸박물관,‘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시작된 아피아가도(주전 4세기 집정관 아피우스의 주도로 건설된 세계 최초의 포장도로, 550km), 기원전 25년 아그리파가 올림포스 신들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 건설하여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재건했다는 판테온 신전 등등. 이런 기원전부터 시작된 로마제국의 유적을 보기 위해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듯 하였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예수 그리스도와 사도들, 그리고 성경의 이야기들로 가득찬 곳이 바로 로마였습니다.
우리 팀에게 더 인상 깊은 것은 유명한 건축물과 문화 유산 이전에, 로마장로교회에서 함께 드렸던 주일예배와 지하공동묘지라고 일컬어지는 카타콤베에서의 예배였습니다. 카타콤베는(영어 카타콤) 본래는 지하무덤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그 의미가 확장되어 굴과 방으로 이루어진 모든 시설물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고 합니다. 초대 그리스도인들이 핍박을 피해 숨어 들어가 예배를 드린 곳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이전에 만들어진 곳을 은신처로 사용하면서 더 깊이, 더 크게 파고 들어갔을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로마의 유명한 황제, 교황, 예술가에 비해 그곳에서 신앙을 지키다가 하나님의 품에 안긴 사람들의 이름이나 작품은 없었습니다. 그저 아무개, 그리고 삶과 죽음 사이의 신앙의 흔적들 뿐이었지요. 그러나 그곳에서의 찬양과 예배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오늘 우리들에게 전해주는 크나큰 감동과 울림이 있었습니다. 무더운 일정 속에서도 신앙의 도전을 받고 우리의 마음이 시원케 되는 아름다운 시간이었구요.
맥추감사주일, 카타콤베에서 찬양과 기도와 찬무의 은혜를 떠올리며... 양현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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