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


추 석 명 절
2025-10-12

  길고 무더웠던 지난여름을 뒤로 한 채, 가을 길목에 들어서서 추석을 맞이하게 되네요. 예년에 비해 조금 늦게 찾아왔지요? 그래서 그런지 잘 익은 과일들과 먹거리도 많아 보이고, 긴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우며, 여유로운 모습들도 느껴집니다. 우리 교회도 이번 연휴엔 공식예배를 쉬며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배려코자 합니다. 실향민분들이나 몸이 아프신 분들을 떠올리니 마냥 즐겁고 설레는 마음으로 명절을 맞이하고 보내기에는 송구한 마음도 듭니다만 새미래가족들 모두가 은혜롭고 행복한 추석 명절을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어릴 적엔 명절을 기다리는 재미가 정말 좋았는데, 이제는 즐거움에 앞서 부담과 책임감도 느껴집니다. 이런 느낌은 제 나이의 바로 위 세대분들이 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태어나 보릿고개와 산업화 초기 유년기를 보내며,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소 판 돈으로 대학을 다닌 분들이셨죠. 자신의 노후준비보다 부모 봉양과 자녀 뒷바라지가 우선이라고 생각하며 말 그대로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 이 세대를 우리는 베이비붐 세대라고 하지요. 이 산업의 역군들이 한창 더 일해야 할 것 같은데 이미 산업 현장에서 퇴장을 했거나 서서히 준비를 해야 하니 씁쓸한 맘으로 명절을 맞이하고 보내실 것 같습니다. 비록 그럴지언정 베이비붐 세대에게도, 질병으로 고생하는 분들과 그 가정에도, 멀리 동토의 땅 이북에 사랑하는 가족들과 고향 땅을 두고 남하한 실향민들에게도, 그리고 취업 준비하는 젊은이들과 경제적인 불편을 안고 있는 소외된 이웃들, 연휴에 더욱 바쁜 공직자들과 택배 기사들,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분들 모두에게 이번 추석이 위로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채워지는 넉넉한 명절이 되길 기원합니다. 정겨운 만남과 따뜻한 대화는 그런 시간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그런데 명절 때 서로 간에 만나서 하지 않으면 좋은 말들도 있지요? 이를테면“너 성적 좀 올랐니? 결혼 언제 할 거니? 이번엔 승진 좀 하나? 살 좀 빼라. 월급 좀 올랐어? 넌 맨 날 그 모양이냐?”등의 습관적으로 묻고 나누는 말들. 으레 하는 말이고 관심의 표현이기도 하겠지만 당사자들은 말 한마디에 명절 기분 망치기에 충분합니다. 서로를 향한 따뜻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격려와 기도를 통하여 이번 한가위는 보름달처럼 풍성하고 행복한 시간들로 채워질 것입니다. 긴 명절 연휴, 고향 교회도 방문하여 예배도 드려보시면서 감사와 소망이 넘치는 명절 되시길 기원합니다. 

     비 내리는 개천절, 옥상 풋살장에서 족구를 마치고... 양현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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